
1988년에 평화의 상징으로 한국에 들어온 비둘기. 그 당시 개막식에도 데리고 온 다수가 불타 죽어버린만큼 평화와는 거리가 먼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비둘기를 ‘하늘의 쥐’처럼 싫어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비둘기에 대한 일화도 생겨났는데, 비둘기가 불쌍해 집으로 데려와 따뜻한 물로 씼겼더니 벌레가 얼굴을 뒤덮었다는 둥 하는 그런이야기 들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비둘기를 점점 혐오의 대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혐오를 받는 사람은 당연히 그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와 동시에 비둘기들은 점점 마음속에 인간에 대한 분노를 키워가고 있었다. 사람들 머리에 똥을 의도적으로 싼다던가. 사람들 얼굴에 달려든다던가. 자신들에게 붙여졌던 평화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점점 폭력성을 더해가고 있었다. 그러던 몇 세기 후 그들은 드디어 한국사회를 정복했다. 우리가 멸시해 마지않던 비둘기들은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 사람들은 구직을 하려면 비둘기 어를 배워야 했다. 비둘기 어는 목 안의 울림으로 ‘후루률룩 꾸류꾸뀨’라고 소리내야 하는데, 그것은 아랍어보다 힘든 말이었다. 그들에게는 글자가 없었기에 모든 계약도 구두로 했다. 그러다가 임금이 체불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날이면 그들은 언제 그런 얘기를 했냐며 ‘휼룰럴럴ㄹ규뀨뀩뀨ㅠㄲ” 화를 냈다. 한국사회에 있던 노동법이 무색한 만큼 비둘기와 인간사이에 노동법이라는 것도 그러했다. 그렇기에 임금을 못 받는 사람과 비둘기들이 많았다. 화폐는 비둘기들의 털과 알로 대신되었다. 인간에겐 비둘기 털이 자생적으로 나지 않고, 알도 낳지 않기 때문에 삶을 위해선 비둘기들을 위해 노동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비둘기들은 가끔 모르는 척하면서 싫어하는 후배직원의 자리에 똥을 싼다던가, 후배직원이 아니더라도 길가는 행인에게 자신의 기분이 실다면 똥과 오줌을 갈기기는 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그것들은 비둘기 사회에선 암묵적인 법으로 금지된 행위였지만 다른 종인 우리에겐 해당되는 법이 없어 그들은 그렇게 행동해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았다.
비둘기와 인간사이엔 넘을 수 없는 계급이 존재했다. 비둘기들에게 핍박을 가했던 인간의 과거는 그들의 “후룩후룩”언어로 구전되어 모든 비둘기들에게 전달되었다. 어린비둘기들은 인간은 아주 잔혹한 존재고, 우리의 이런 무시와 멸시를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교육받고 있다.
1988 한국에 처음 ‘평화’의 상징으로 수입되어 들어옴
2007 비둘기들이 점점 번식하여 모든 길거리가 비둘기 판이 됨
2018 비둘기들이 점점 인간사회를 인식하기 시작함
2025 너무 많은 비둘기들을 인간들이 혐오하기 시작함
2050 비둘기를 죽여도 된다는 법이 제정됨
2080 비둘기의 개체수가 반이상으로 줄음
2100 비둘기 혁명이 일어남
2105 비둘기의 집권이 시작됨
2106 비둘기가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2130 인간보다 비둘기가 많아짐